오늘 연길간수소에서 의뢰인을 다시 만났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 접견입니다. 경찰 조사는 이미 모두 마쳤고, 사건은 검찰 송치를 앞두고 있습니다. 경찰 단계가 끝났다고 해서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검찰 단계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사건의 방향을 크게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의 접견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접견은 언제나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구금된 의뢰인에게 가족의 소식만큼 힘이 되는 것은 없습니다. 가족들이 전해 달라고 부탁한 말을 하나하나 전해드렸고, 의뢰인도 한참 귀 기울여 들었습니다. 이어서 건강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간수소 생활이 길어지면 몸도 마음도 지치기 쉽습니다. 식사는 잘 하고 있는지, 잠은 잘 자는지, 불편한 곳은 없는지 꼼꼼히 여쭤보았습니다. 변호사의 접견은 사건 이야기만 하는 자리가 아니라, 바깥과 의뢰인을 이어주는 거의 유일한 통로이기도 합니다.
이번 접견에서는 사건에 대해 추가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접견을 거듭할수록 의뢰인도 마음을 열고, 처음에는 기억나지 않았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부분까지 이야기하게 됩니다. 이런 세부 사항 하나가 나중에 사건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의뢰인 보호를 위해 이곳에 적지 않습니다.
오늘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인 부분은 검찰 조사에 대한 준비였습니다. 검찰 조사에서는 무심코 한 말 한마디가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검찰 조사에서 조심해야 할 표현들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드렸습니다. 기억이 확실하지 않은 부분을 추측으로 말하지 않는 것, 이미 경찰에서 한 진술과 사실관계를 정확히 맞추어 말하는 것, 질문의 뜻을 모를 때는 다시 확인하는 것처럼 기본적이지만 실제 조사실에서는 놓치기 쉬운 부분들입니다. 사실을 정확하고 일관되게 전달하는 것, 이것이 조사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접견을 마치기 전에는 가족과 사무실에 전달할 내용을 메모로 정리했습니다. 의뢰인이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 사무실에서 확인하거나 준비해야 할 자료들입니다. 이 메모는 오늘 저녁 가족과 사무실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간수소 안의 의뢰인이 할 수 없는 일을 바깥에서 대신 챙기는 것도 변호사의 일입니다.
접견을 마무리할 즈음 의뢰인이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한국어를 잘하고 한국인의 정서도 잘 알아서 이야기하기 편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접견을 할 때마다 사건에 대한 경험이 많다는 게 느껴져서 굉장히 전문적이라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막힘없이 소통할 수 있고, 자주 접견을 와줘서 큰 힘이 된다고 했습니다. 낯선 나라의 구금시설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한국인 의뢰인에게, 말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는 변호사가 자주 찾아온다는 것 자체가 버틸 힘이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책임감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