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접견을 위해 안양으로
오늘 저희는 안양교도소에 다녀왔습니다. 같은 당사자와의 두 번째 접견이었습니다. 첫 접견은 경찰 단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당시 가족이 접견 비용만 지불하고 한 번 다녀와 달라고 요청하셨고, 저희는 접견 후 이 사건은 변호사 선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상세한 접견보고서로 그 판단과 근거를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가족은 당장은 선임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시고 한동안 그대로 두셨습니다. 그리고 검찰 조사가 끝난 뒤에야 다시 연락을 주셔서 정식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기로 결정하셨습니다. 오늘 접견은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단계에 저희가 없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런 상황은 변호인에게 어려운 조건입니다. 검찰 조사라는 결정적인 단계에 저희가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기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사건을 이어받게 됩니다. 진술이 어떻게 정리되었는지, 어떤 질문에 어떻게 답했는지를 처음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다행인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저희가 이런 유형의 사건 경험이 많아 지금 개입해도 늦지 않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첫 접견 때 당사자에게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상세히 알려드린 덕분에 상황이 최악으로 흐르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만약 그 첫 접견조차 없었다면 지금의 출발선은 훨씬 뒤에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 선임 전에 접견 한 번
이 사례가 말해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가족이 한국에서 범죄 혐의로 체포되었다면, 변호사 선임을 고민하기 전에 저희가 먼저 접견을 다녀오게 해주십시오. 접견 후 저희는 이 사건에 변호사가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왜 필요한지를 보고서로 정리해 드립니다. 그리고 변호사가 필요 없는 사건이라면 필요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다만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을 때는, 그 판단에 근거가 있다는 점도 함께 봐주셨으면 합니다. 오늘처럼 그 시기를 놓치고 나면 되돌릴 수 없는 단계가 지나가 버리기 때문입니다.
저희 접견이 다른 점, 준비부터 다릅니다
저희가 접견을 어떻게 준비하는지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접견에 앞서 변호인들은 교도소에 미리 연락해, 당사자가 최근 수령한 소송 서류를 접견실로 모두 가지고 나올 수 있도록 안내해 두었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접견실에서 당사자의 기억에만 의존해 대화하게 되고, 정작 중요한 서류의 내용은 확인하지 못한 채 돌아오게 됩니다. 저희는 서류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그 내용을 당사자가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하며, 앞으로의 절차와 기한, 그리고 지금 해서는 안 되는 행동까지 하나씩 짚어드립니다. 오늘도 서류에 적힌 기한을 두고 당사자가 혼자 급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는 이유를 설명해 드렸습니다. 기록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입장을 정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왜 순서대로 가야 하는지를 말씀드리는 것도 변호인의 일입니다.
가족의 편지까지 챙깁니다
작은 일이지만 저희가 늘 챙기는 것이 있습니다. 가족이 보낸 편지를 출력해서 접견에 가져가는 일입니다. 오늘은 교도소 규정상 편지 자체를 전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아, 접견 중에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도록 해드렸습니다. 당사자는 가족의 편지를 읽고 답장을 쓰겠다고 했습니다. 구속된 사람에게 바깥의 소식은 법률적 조언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그리고 밖에 있는 가족에게도 “우리 아이가 편지를 읽었고 답장을 쓰겠다고 했다”는 한 줄이 그 어떤 위로보다 큽니다. 저희 접견보고서에 당사자의 표정과 상태, 오간 대화까지 담기는 이유입니다.
접견 후에는 상세한 보고서가 갑니다
접견이 끝나면 저희는 가족에게 접견보고서를 보내드립니다. 오늘 확인한 서류의 내용과 그 의미, 현재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앞으로 어떤 일정이 예정되어 있는지, 저희가 그 일정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그리고 당사자가 어떤 점을 걱정하고 있으며 저희가 어떻게 답했는지까지 담깁니다. 좋은 이야기만 골라 쓰지 않습니다. 상황이 무겁다면 무겁다고, 지금 단계에서 형량을 단정하는 것은 책임 있는 답변이 아니라면 아니라고 그대로 적습니다. 가족이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정확한 현실 위에서 다음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변호사와 중국 변호사가 함께 갑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팀의 구성을 말씀드립니다. 저희는 접견에 한국 변호사와 중국 변호사가 함께 갑니다. 위임하시는 것은 한국 변호사이지만, 추가 비용 없이 중국 변호사의 참여까지 받으시는 구조입니다. 언어 장벽 없이 당사자의 진짜 이야기를 듣고, 한국 형사절차를 중국어로 정확하게 설명해 드리며, 가족에게도 중국어로 보고합니다. 소통의 깊이든, 사건을 대하는 책임감이든, 비용이든 저희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가족이 한국에서 체포되어 막막하신 분들은 선임을 결정하기 전에 저희 접견부터 이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희가 “지금 변호사가 필요합니다”라고 말씀드린다면, 그 말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는 점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