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가족이나 지인 여러 명이 같은 사건으로 형사 입건되면, 가족들은 흔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같은 사건이니 한 변호사에게 함께 맡기면 사정도 잘 알고 비용도 아낄 수 있지 않겠느냐고요. 그런데 중국법상 이것은 불가능합니다. 공동범죄 사건이거나 범죄사실에 관련성이 있는 사건에서는, 병합 처리든 분리 처리든 관계없이 한 명의 변호인이 두 명 이상의 피고인을 변호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왜 그런지, 그리고 실무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왜 금지되는가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익충돌을 피하고 피고인의 변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입니다. 공범 사건에서 피의자들의 이해관계는 겉으로는 같아 보여도 실제로는 첨예하게 갈립니다. 누가 주범이고 누가 종범인지, 누가 지시했고 누가 따랐는지, 누가 얼마를 받았는지에 따라 형량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의 이익이 되는 주장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대로 불리한 사실이 되는 구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변호사가 두 사람을 함께 변호한다면, 그는 필연적으로 한쪽을 위해 다른 쪽을 포기해야 하는 자리에 놓입니다. 그래서 법이 아예 금지하는 것입니다. 위반의 효과도 무겁습니다. 1심에서 이 규정을 위반해 동일 변호인이 변론했다면, 이는 당사자의 법정 소송권리를 박탈하거나 제한하여 공정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므로, 법에 따라 원심 법원으로 사건을 파기환송하여 다시 재판하도록 하게 됩니다.
실무에서 벌어지는 일
그런데 실무에서는 이런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공범들이 같은 로펌의 서로 다른 변호사에게 각각 위임하는 경우입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공동범죄나 조직형 범죄 사건에서는 피의자들이 서로 잘 아는 사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친척이거나 동료이거나 동향 사람들이라, 가족들이 변호사를 알아볼 때 함께 몰려가 같은 로펌에 위임하게 됩니다. 또 연루된 사람은 많은데 그 지역에 로펌이 한 곳뿐인 경우도 있습니다. 접견 편의나 비용을 고려하면 같은 로펌에서 변호사를 고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변호사들 입장에서도 협업의 편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법원에 가서 기록을 복사할 때 함께 처리하면 시간이 절약됩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는 공범들 사이에 이익충돌이 존재할 때입니다. 사실 진술과 책임 소재를 두고 서로 책임을 미루는 상황이 벌어지면, 각 변호인들은 동료 관계와 체면을 한쪽에 밀어두고 각자 자기 의뢰인만을 위해 법정에서 서로 첨예하게 맞설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때 변호사는 동료이자 상대편 변호인이라는 이중의 역할을 지게 되는데, 이 어색함이 적절히 조율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그리고 더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당사자가 변호사를 불신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변호사가 동료 관계 때문에 나를 위한 변론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되고, 이런 신뢰의 균열은 협력 관계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전국변호사협회의 기준
이 문제에 대해 중국 전국변호사협회는 2017년 8월 27일 통과된 「변호사의 형사사건 처리 규범」 제13조에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동일 로펌이 두 명 이상의 공범 피의자·피고인의 위임을 받아 각각 다른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지정하는 경우, 반드시 위임인에게 이를 고지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즉 같은 로펌 안에서 각각 다른 변호사가 맡는 것 자체는 인정하되, 위임인이 그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이 고지와 동의 절차 없이 진행되었다면 그 자체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가족들이 실제로 확인해야 할 것
정리하면 가족 여러 명이 같은 사건에 연루되었을 때 확인하실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한 변호사가 두 명 이상을 변호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각자 별도의 변호인을 선임해야 합니다. "한 분에게 맡기면 저렴하게 해주겠다"는 제안이 있다면 그것은 법이 허용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둘째, 같은 로펌의 다른 변호사들에게 맡기는 경우라면 그 사실을 명확히 고지받고 동의했는지 확인하십시오. 셋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건의 당사자들 사이에 이익충돌이 있는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서로 책임을 미루는 구도가 예상된다면, 같은 로펌보다 완전히 다른 로펌의 변호사를 선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특히 주범과 종범의 구분이 쟁점이거나, 지시 관계가 다투어지는 사건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체포된 경우도 같은 원리입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면, 이 원칙은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에서도 이해가 상반되는 공범을 한 변호인이 함께 변호하는 것은 변호사 윤리상 문제가 됩니다. 저희가 다루는 중국인 형사 사건에서도 공범 여러 명이 연루된 경우가 흔한데, 이때 저희는 이익충돌 여부를 먼저 검토하고 필요하면 수임 자체를 정중히 사양합니다. 사건 하나를 더 받는 것보다 의뢰인의 방어권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가족이나 지인 여러 명이 함께 형사 사건에 연루되어 변호사 선임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은, 누구에게 맡길지 정하기 전에 이익충돌 구조부터 상담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잘못 선임하면 비용을 쓰고도 제대로 된 변론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